비두리 사진전
2017. 8. 15 ~ 28
북카페&갤러리 치포리(서울 영등포구 문래동3가 58-84 2F)
월요일~일요일 오전 10시 ~ 밤 11시 30분
* 작가노트
2009년 8월의 어느 날, 우연히 한 사진책에서 미국 사진작가인 게리 위노그랜드(1928~1984)가 뉴욕의 동물원을 찾으며 찍은 사진집 <The Animals>가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동물원 연작을 시작했습니다. 당초 10번 정도로 찾을 동물원을 나도 모르게 100번으로 정해버렸습니다. 전국에 있는 모든 동물원을 찾기로 했습니다. 5년 동안 서울과 경기도를 비롯해 부산, 광주, 울산, 전주, 김해, 진주, 대구, 원주, 춘천, 고령 등 전국에 있는 모든 동물원을 다녀왔습니다.
5년을 거치는 동안, 동물원 연작을 내 평생의 작업으로 정했습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를 의미하는 ‘평생’(平生)은 평평할 평 자에, 날 생 자를 씁니다. 평생에는 한 생을 평평하게 정리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160번 넘게 다녀온 동물원은 장소는 늘 같았지만 그 안에 살고 있는 동물들은 조금씩 달랐습니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은 평생을 동물원에서 보냅니다. 동물원에서 평생 살아가는 동물들, 그런 동물들이 있는 동물원을 평생 사진으로 담고자 하는 내 모습은 어딘가 닮아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항상 면회하는 심정으로 동물원에 가고, 동물들을 만납니다. 만약 누군가 동물원에 살고 있는 동물의 삶이 평온하다고 하면, 그것으로 동물원은 평화로운 곳이 되는 것일까요? 반대로 누군가 동물들의 삶이 불행하다고 하면, 동물원은 불행한 곳이 되는 것일까요? 저마다의 정의를 내릴 순 있지만, 나에게 동물원은 그저 동물원 그 자체입니다. 동물들의 따뜻한 모습 때로는 눈물짓게 하는 모습으로 있는 그대로의 동물원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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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두리(박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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